Asa

10시간을 자고 일어났을 때, 시간은 새벽 5시 반이었고, 나는 모르는 도시에 있었다.

열어둔 커텐으로 붉은 새벽 하늘과 바다가 보였다.

그제서야 어제의 기억들이 쏟아졌다 — 북적이던 공항, 작은 비행기, 조용한 시내.

호텔 조식을 먹고 천천히 짐을 챙기다 문득, 깨달았다.

취향은 변하지 않는구나.

적당히 아는 듯, 적당히 모르는 이방인이 되어 산과 바다가 전부인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

그러면서 떠나온 곳의 슬픔을 기억하고 그에 관한 글을 써보려고 하는 것.

십대 때 자주 꿈꾸던 삶이었고, 이십대 땐 어설프게 여러 번 시도했던 삶이었다.

삼십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끈질기게 원하면 이루어지는 걸까.

아님, 원래 내 것이었기에 이루어지는 걸까.

답이 없는 질문들을 하는 이 습관도,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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