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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하고 답답한 마음에 매트에 시체처럼 누워 있을 때, L 선생님이 지나가듯 말했다.
안심하세요 ― 땅이 당신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K 선생님이 알려준 명상법은 심장이 팔딱팔딱 지나치게 크게 울려 퍼질 때 쓰는데,
무릎을 꿇고 앉아 양손을 번갈아 가며 펼쳤다 오므리며 이렇게 말한다.
하나 둘 셋 넷 …… 내쉬면서 불안. 다시 하나 둘 셋 넷 …… 들이쉬면서 평안.
마지막으로 누군가 내 심장의 부드러운 면을 베어낸 것 같은 슬픔이 찾아올 땐,
갈빗대에 손을 얹고 이런 상상을 한다.
내 심장은 왕궁을 보호해주는 벽처럼 이 튼튼한 갈비뼈들로 둘러싸여 있어.
하지만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상으로, 깨달음으로, 가벼움과 긍정으로 옮겨가는 것에 실패하는 날들이 있다.
지혜와 확신으로 가는 길이 때때로 뿌연 안개로 둘러싸인 날들이 있다.
그렇게, 여기서, 긴 밤을 준비한다.
차분히, 아침을 기다린다.